
서강대학교 화학과
김근혜
2025-06-08 22:55
조회수 37
안녕하세요. 저는 에듀셀파에서 2월부터 수능 한 달 전까지 공부한 김근혜라고 합니다. 재수를 하면서 참 많은 합격 수기를 읽었지만 막상 직접 쓰려고 하니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어쩌면 자기 자랑으로만 들릴까 봐 우려도 되고, 객관적으로 저보다 좋은 결과를 낸 사람들보다 도움이 되는 글을 쓸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격 수기들이 큰 힘이 되었던 기억이 나서, 제가 수험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대략적인 수능까지의 학습 계획, 저를 반면교사 삼아 배우시면 좋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간략하게 제 상황을 설명하자면 저는 경기도 소재 평준화 일반고를 나왔고, 내신은 1점대 후반으로 고등학교 3년 내내 수시 전형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내신 점수 대비 부족한 생기부와 눈을 낮추지 못한 채 쓴 원서 탓에 수시 6장 모두 불합격으로 마무리했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던 2024학년도 수능에서도 만족할 수 없는 결과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제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전형적인 공부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수험생이었고, ‘하면 오르겠지’ 같은 생각으로 재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부끄럽지만 제 실력을 여실히 보여줬던 현역 수능의 결과가 24343이었습니다. 그 후 약간의 정비를 거친 6모가 12322, 9모는 성적표를 확인하지 않아 국어가 1이었던 것 외에는 기억이 나지 않고, 수능은 11134로 마무리했습니다. 선택 과목은 현역부터 쭉 화작, 미적, 물리, 화학이었습니다.

억울함과 약간의 부끄러움만을 가지고 시작한 재수였지만, 남들보다 간절함이 부족했던 제가 유의미한 결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에듀셀파 기숙학원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학원 합격 수기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저는 공부 습관이 잘 잡혀있지 않고 집중력과 의지가 부족하면서도 어느 정도 자율적인 학습을 원했기에 에듀셀파가 저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였던 것 같습니다. 즉,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신 분들은 에듀셀파 시스템을 잘 이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두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학습에 있어 자율성보다 통제를 원하고, 생활 습관이 이미 잘 잡혀있거나 생활에서의 자유를 원하신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9모 전까지 많은 학생들이 퇴소를 고민하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를 많이 봤고, 남 얘기를 하듯 이렇게 말하고 있는 저조차도 그랬기에 자신의 성향을 잘 파악하여 마음을 굳게 먹고 밀고 나가셨으면 하는 마음에 말씀드립니다.

재수를 해보니 정말 중요한 것은 언제 무엇을 하는지가 아닌, 얼마나 제대로 하는지인 것 같습니다. 저는 현역 시절 수학 2를 거의 놓다시피 하여 수학 1을 제외하고는 노베나 다름없었고, 재수를 할 때는 에듀셀파 수학 선생님의 권유로 아예 개념 교재부터 시작하였습니다. 6월까지 시발점을 보고 있었을 때도, 9모 전날까지 뉴런을 다 못 봤을 때에도, 사실 수능 직전까지도 주변을 보며 조급해지기도 하였지만 현역 때보다 훨씬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기에 초연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시발점과 뉴런만으로 미적분 88점, 첫 1등급을 수능에서 받게 되었습니다. 1등급을 받기는 하였지만 저는 수학 공부량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수능 수학에 대한 탁월한 안목이 있지도 않고, 수능까지 뉴런만 보면 1등급이 나온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현재 자신의 상태에 대한 진단을 마쳤다면 주위에 흔들리기보다 자신의 공부를 묵묵히 해나가시고,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자신이 있었던 국어도 공부량 자체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매일 아침 3시간 정도를 일정하게 할애하려고 했지만 항상 졸음 탓에 1시간도 못 채우곤 했습니다. 저는 메가스터디 김동욱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했는데 수능까지 수국김과 스위치온, 일 클래스와 장 클래스를 겨우 끝냈습니다. 중간중간 기출과 사설 모의고사로 감을 유지해주긴 하였지만 공부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아 드는 자괴감에 굉장히 우울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한두 문제 차이로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놓친 적이 많았고, 재수를 하면서도 시험을 보다 졸아버린 3월 더프를 제외하고는 쭉 1등급이 나왔는데도 무언가 한 끗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국어를 담당하시는 담임 선생님과 모의고사 피드백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면서 효율적이지 못한 사고를 많이 고쳐나갔고, 무엇보다 선생님의 격려 덕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현역 땐 자만으로, 재수 초반엔 불안으로 아슬아슬했던 국어가 안정적으로 변하니 이후 다른 과목 시험도 더 차분히 볼 수 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저의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독해력이 있다면 혼자서 끊임없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과 잘못된 사고 과정을 수정하는 것, 멘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타 과목도 그렇지만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강의만 듣는 것에는 성장의 한계가 있습니다. 아예 독해가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면 혼자서 충분히 고민해보고 사고 과정을 수정하는 용도로 강의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어는 기복이 워낙 심했고, 수능날도 운이 약간 작용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딱히 덧붙일 말은 없지만 단어를 꾸준하게 외우는 것과 꾸준히 모의고사 오답 정도라도 해주면서 감을 잃지 않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탐구 같은 경우 저의 가장 큰 골칫덩이였고, 치부와도 다름없는 부분이지만 그렇기에 더 많은 것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일하게 현역 때에 비해 오르지 않은 과목이고, 남들이 하는 것만큼은 했다고 생각한 과목인데 수능날은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리는 3페이지와 4페이지에서 3문제를 계산 실수로 틀렸고, 화학은 1, 2, 3페이지의 개념형 문제들만 틀렸습니다. 시간 관리가 정말 중요한 과목이고 실수가 치명적으로 다가오기에 유일하게 오답 노트와 실수 노트까지 만들었던 과목인데 그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들로 등급이 바뀐 것입니다.
수능이 끝나고는 그 허무함에 참 많이 우울했습니다. 한동안은 그저 억울했고, 운이 없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와 차분히 돌이켜보면 그럴 만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의 기복이 심했고, 물리와 화학은 행동 강령 수립과 도구 정리가 필수였는데 이를 생각하지 않았으며, 막판에 실모만을 몰아치면서 열심히 정리한 실수 노트와 오답 노트를 막상 잘 펴보지도 않아 실수를 교정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역 때에 비해 공부량만 늘었을 뿐, 달라진 게 거의 없는 셈입니다.
재수를 시작할 때 현역 수능의 패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자 하였지만 놓쳤던 부분이기에 현역 때와 똑같은 결과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각자 자신의 지난 수능에서 패인이 무엇이었는지, 그걸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를 명확히 하시고, 각 과목에 맞는 공부법을 빨리 찾아야 저와 다른 결과를 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능은 주사위 던지기 같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결과를 6, 가장 안 좋은 결과를 1이라고 했을 때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해도 1이 나올 확률과 6이 나올 확률은 같고, 직전이 되면 모든 것을 운에 맡겨야 하죠. 차라리 1이나 6이 나와주면 마음을 정하기는 쉽겠지만 2나 5가 나오기도 하고, 가장 최악은 3이나 4가 나오는 것입니다. 썩 만족스럽지도, 그렇다고 별로라고 하기엔 또 애매한 상태. 대부분의 사람들이 3이나 4 정도의 결과를 받고 n수를 고민하게 됩니다.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모두의 1이 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아주 오랜 시간 정성스레 준비한 사람의 1과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사람의 1은 같을 수 없고,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흔히들 ‘하방을 높인다’고 말하는 나의 1을 최대한 키우는 것입니다.
한 번이라도 수능을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수능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수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시험 운영에 있어서는 부분별로 사용 가능한 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막히는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법이나 계산 실수를 줄일 방법을 연구해놓는 것일 테고, 시험 외적인 부분에서는 시험장에서 집중이 흐트러질 만한 일을 줄이는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은 에듀셀파에서 보는 모의고사나 실모실 이용에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재수 당시 수능날 수학 시간에 개가 짖고, 화장실이 가고 싶은 상황 등이 있었지만 미리 대비해둔 탓에 그리 당황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유독 시험장 운이 좋아 에듀셀파에서 모의고사를 볼 때 한 번도 신경에 거슬리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약점이 되어, 수능날 처음으로 앞자리에 요란한 사람이 있었고 이를 신경 쓰면서 국어 시간과 탐구 시간에 완전히 말리게 됩니다.
그러니 모의고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변수들에 짜증내기보다는 수능날을 위한 대비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조금은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다니며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친구와 감정이 상해 얼굴 붉혔던 일이 아닌,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산책을 하던 일과 퇴소 전날 룸메이트들과 아쉬움에 수능 끝난 이후를 그리던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많이 예민해지고, 지치는 시기이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보다 힘이 되는 긍정적인 감정들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성공적인 수능에 대해서 각자의 견해는 너무 다릅니다. 누군가는 사회의 기준을 들이밀고, 누군가는 예전의 자신보다의 성장이라고 하지만, 저는 재수를 하면서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수험생활이 되었다면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이 패자의 자기합리화나 승자의 기만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정말 최선을 다했기에 자신의 수험생활에 만족한다는 사람들은 존재했고,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
제가 수험생활에 있어 가장 아쉬웠던 점은 순간순간의 타협과 치열하지 못했던 시간 탓에 완전한 후련함을 느끼진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저와 달리 여러분은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시길, 그렇게 각자만의 성공적인 수능을 치르시길 바랍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략하게 제 상황을 설명하자면 저는 경기도 소재 평준화 일반고를 나왔고, 내신은 1점대 후반으로 고등학교 3년 내내 수시 전형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내신 점수 대비 부족한 생기부와 눈을 낮추지 못한 채 쓴 원서 탓에 수시 6장 모두 불합격으로 마무리했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던 2024학년도 수능에서도 만족할 수 없는 결과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제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전형적인 공부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수험생이었고, ‘하면 오르겠지’ 같은 생각으로 재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부끄럽지만 제 실력을 여실히 보여줬던 현역 수능의 결과가 24343이었습니다. 그 후 약간의 정비를 거친 6모가 12322, 9모는 성적표를 확인하지 않아 국어가 1이었던 것 외에는 기억이 나지 않고, 수능은 11134로 마무리했습니다. 선택 과목은 현역부터 쭉 화작, 미적, 물리, 화학이었습니다.

에듀셀파 선택이 만든 전환점
억울함과 약간의 부끄러움만을 가지고 시작한 재수였지만, 남들보다 간절함이 부족했던 제가 유의미한 결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에듀셀파 기숙학원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학원 합격 수기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저는 공부 습관이 잘 잡혀있지 않고 집중력과 의지가 부족하면서도 어느 정도 자율적인 학습을 원했기에 에듀셀파가 저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였던 것 같습니다. 즉,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신 분들은 에듀셀파 시스템을 잘 이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두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학습에 있어 자율성보다 통제를 원하고, 생활 습관이 이미 잘 잡혀있거나 생활에서의 자유를 원하신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9모 전까지 많은 학생들이 퇴소를 고민하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를 많이 봤고, 남 얘기를 하듯 이렇게 말하고 있는 저조차도 그랬기에 자신의 성향을 잘 파악하여 마음을 굳게 먹고 밀고 나가셨으면 하는 마음에 말씀드립니다.

과목별 전략과 실수에서 배운 점들
재수를 해보니 정말 중요한 것은 언제 무엇을 하는지가 아닌, 얼마나 제대로 하는지인 것 같습니다. 저는 현역 시절 수학 2를 거의 놓다시피 하여 수학 1을 제외하고는 노베나 다름없었고, 재수를 할 때는 에듀셀파 수학 선생님의 권유로 아예 개념 교재부터 시작하였습니다. 6월까지 시발점을 보고 있었을 때도, 9모 전날까지 뉴런을 다 못 봤을 때에도, 사실 수능 직전까지도 주변을 보며 조급해지기도 하였지만 현역 때보다 훨씬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기에 초연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시발점과 뉴런만으로 미적분 88점, 첫 1등급을 수능에서 받게 되었습니다. 1등급을 받기는 하였지만 저는 수학 공부량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수능 수학에 대한 탁월한 안목이 있지도 않고, 수능까지 뉴런만 보면 1등급이 나온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현재 자신의 상태에 대한 진단을 마쳤다면 주위에 흔들리기보다 자신의 공부를 묵묵히 해나가시고,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자신이 있었던 국어도 공부량 자체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매일 아침 3시간 정도를 일정하게 할애하려고 했지만 항상 졸음 탓에 1시간도 못 채우곤 했습니다. 저는 메가스터디 김동욱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했는데 수능까지 수국김과 스위치온, 일 클래스와 장 클래스를 겨우 끝냈습니다. 중간중간 기출과 사설 모의고사로 감을 유지해주긴 하였지만 공부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아 드는 자괴감에 굉장히 우울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한두 문제 차이로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놓친 적이 많았고, 재수를 하면서도 시험을 보다 졸아버린 3월 더프를 제외하고는 쭉 1등급이 나왔는데도 무언가 한 끗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국어를 담당하시는 담임 선생님과 모의고사 피드백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면서 효율적이지 못한 사고를 많이 고쳐나갔고, 무엇보다 선생님의 격려 덕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현역 땐 자만으로, 재수 초반엔 불안으로 아슬아슬했던 국어가 안정적으로 변하니 이후 다른 과목 시험도 더 차분히 볼 수 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저의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독해력이 있다면 혼자서 끊임없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과 잘못된 사고 과정을 수정하는 것, 멘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타 과목도 그렇지만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강의만 듣는 것에는 성장의 한계가 있습니다. 아예 독해가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면 혼자서 충분히 고민해보고 사고 과정을 수정하는 용도로 강의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어는 기복이 워낙 심했고, 수능날도 운이 약간 작용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딱히 덧붙일 말은 없지만 단어를 꾸준하게 외우는 것과 꾸준히 모의고사 오답 정도라도 해주면서 감을 잃지 않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탐구 같은 경우 저의 가장 큰 골칫덩이였고, 치부와도 다름없는 부분이지만 그렇기에 더 많은 것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일하게 현역 때에 비해 오르지 않은 과목이고, 남들이 하는 것만큼은 했다고 생각한 과목인데 수능날은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리는 3페이지와 4페이지에서 3문제를 계산 실수로 틀렸고, 화학은 1, 2, 3페이지의 개념형 문제들만 틀렸습니다. 시간 관리가 정말 중요한 과목이고 실수가 치명적으로 다가오기에 유일하게 오답 노트와 실수 노트까지 만들었던 과목인데 그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들로 등급이 바뀐 것입니다.
수능이 끝나고는 그 허무함에 참 많이 우울했습니다. 한동안은 그저 억울했고, 운이 없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와 차분히 돌이켜보면 그럴 만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의 기복이 심했고, 물리와 화학은 행동 강령 수립과 도구 정리가 필수였는데 이를 생각하지 않았으며, 막판에 실모만을 몰아치면서 열심히 정리한 실수 노트와 오답 노트를 막상 잘 펴보지도 않아 실수를 교정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역 때에 비해 공부량만 늘었을 뿐, 달라진 게 거의 없는 셈입니다.
재수를 시작할 때 현역 수능의 패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자 하였지만 놓쳤던 부분이기에 현역 때와 똑같은 결과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각자 자신의 지난 수능에서 패인이 무엇이었는지, 그걸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를 명확히 하시고, 각 과목에 맞는 공부법을 빨리 찾아야 저와 다른 결과를 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변수 관리와 수능 당일의 자세
수능은 주사위 던지기 같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결과를 6, 가장 안 좋은 결과를 1이라고 했을 때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해도 1이 나올 확률과 6이 나올 확률은 같고, 직전이 되면 모든 것을 운에 맡겨야 하죠. 차라리 1이나 6이 나와주면 마음을 정하기는 쉽겠지만 2나 5가 나오기도 하고, 가장 최악은 3이나 4가 나오는 것입니다. 썩 만족스럽지도, 그렇다고 별로라고 하기엔 또 애매한 상태. 대부분의 사람들이 3이나 4 정도의 결과를 받고 n수를 고민하게 됩니다.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모두의 1이 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아주 오랜 시간 정성스레 준비한 사람의 1과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사람의 1은 같을 수 없고,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흔히들 ‘하방을 높인다’고 말하는 나의 1을 최대한 키우는 것입니다.
한 번이라도 수능을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수능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수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시험 운영에 있어서는 부분별로 사용 가능한 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막히는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법이나 계산 실수를 줄일 방법을 연구해놓는 것일 테고, 시험 외적인 부분에서는 시험장에서 집중이 흐트러질 만한 일을 줄이는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은 에듀셀파에서 보는 모의고사나 실모실 이용에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재수 당시 수능날 수학 시간에 개가 짖고, 화장실이 가고 싶은 상황 등이 있었지만 미리 대비해둔 탓에 그리 당황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유독 시험장 운이 좋아 에듀셀파에서 모의고사를 볼 때 한 번도 신경에 거슬리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약점이 되어, 수능날 처음으로 앞자리에 요란한 사람이 있었고 이를 신경 쓰면서 국어 시간과 탐구 시간에 완전히 말리게 됩니다.
그러니 모의고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변수들에 짜증내기보다는 수능날을 위한 대비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조금은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다니며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친구와 감정이 상해 얼굴 붉혔던 일이 아닌,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산책을 하던 일과 퇴소 전날 룸메이트들과 아쉬움에 수능 끝난 이후를 그리던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많이 예민해지고, 지치는 시기이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보다 힘이 되는 긍정적인 감정들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진짜 성공은 무엇인가
성공적인 수능에 대해서 각자의 견해는 너무 다릅니다. 누군가는 사회의 기준을 들이밀고, 누군가는 예전의 자신보다의 성장이라고 하지만, 저는 재수를 하면서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수험생활이 되었다면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이 패자의 자기합리화나 승자의 기만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정말 최선을 다했기에 자신의 수험생활에 만족한다는 사람들은 존재했고,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
제가 수험생활에 있어 가장 아쉬웠던 점은 순간순간의 타협과 치열하지 못했던 시간 탓에 완전한 후련함을 느끼진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저와 달리 여러분은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시길, 그렇게 각자만의 성공적인 수능을 치르시길 바랍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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